2025년 10월 12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76주차

AI

AI Agent들이 어느 정도 유용한 건 맞지만, 생각보다 성능이 그렇게 시원찮은지는 모르겠다. 특히나 코드 베이스가 점점 더 복잡해질수록 AI Agent의 작업 정확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그럴 때마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히 고치라는 지시만 내려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희박해진다. 결국은 직접 코드를 들여다봐서 문제 원인을 짚어주어야 고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AI가 작성을 하더라도 결국 그 코드를 읽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AI의 성능이 더 좋아지더라도 이건 어쩔 수 없는 과정이지 싶다. 복잡한 비즈니스일수록 전체 Context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인간이 결국 최종 검수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다시 한 번 더 언어능력, 즉 읽고 쓰고 말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명령을 내리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추석

추석엔 괌을 다녀왔다. 리앤트리 퍼밋을 가지고 처음으로 방문하는 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을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잘 통과했다. 2박 4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날씨도 무난했고, 리조트도 좋았다. 휴양과는 조금은 거리가 멀었지만 다 괜찮았다. 비행 시간이 보통 4시간 정도지만 공항으로 이동하고 대기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편도 7시간이니 쉽지는 않았다. 밤 비행기와 새벽 비행기라 장점이라면 잠을 잘 자면서 갔다는 점과 단점이라면 밤과 새벽에 이동해야한다는 점. 괌은 한국인밖에 없는 곳이라 어디서든 한국말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게 참 신기한 곳이다.

연휴가 슬픈 것은 연휴가 끝났기 때문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적응해야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연휴가 없었다면 반복되는 일상을 버티는게 좀 더 쉽지 않았을까.

Sora2

지브리 풍으로 사진을 변경해주는 AI가 등장했지만, 그것을 가지고 유명해진 지브리 풍 만화가 등장하지는 않았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AI가 등장한다면 모를까, 지금의 모든 기술들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재창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의 평범한 것들과 이미 존재하는 것들은 수많은 복제품들에 휩싸여 가치가 끝없이 하락하게 될 것이다.

반면 진정 가치있는 것은 독창적이고 기발하고 섬세한 사람만을 통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AI 도구는 그런 재능있는 사람들이 훨씬 쉽게 자신의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물론 이런 능력까지 갖춘 AI가 등장한다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지금까지의 AI는 단순히 학습한 것을 가지고 지시에 따라 재생산하는 도구에 불과하니 말이다.

아마도 유행의 속도와 주기가 훨씬 더 빨라질테지만, 유행을 만들어가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이지 아닐까 싶다.

재미없는 사람

요즘 뭘 하는지 물어보면 딱히 특별한 것이 없고, 남에 대해서도 특별한 흥미가 없는 그런 일상. 다른 사람들이라고 나와 다를게 특별히 있어보이진 않지만, 나는 그냥 평범함에 묻혀버린 것 같다. 내가 재미없는 사람이 될 줄은 참 몰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