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8일 ’17주차 일상정리’

월요일

어느새 거리에 봄의 분위기가 가득하다.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정말 짧은 봄. 햇빛마저도 낭만적이라 길을 걷는것만으로도 나는 마음이 설레인다. 나도 이 정도인데,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한 이들의 두근거림은 어떨까. 짝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미팅, 소개팅도 이 때가 제일 얻기 쉽다. 순간의 두근거림만큼 달콤한 것도 없지만, 친구들은 슬슬 결혼을 생각할 때라 좀 더 진지하게 상대를 찾는 모양이다.

화요일

오랜만에 하루를 업무에 제대로 투자한 날이다. 이렇게 시간이 많았다니. 앞으론 저녁 생활 패턴을 야구 일정에 맞춰보기로 했다. 딱히 특별한 건 아니고 저녁 6시에 식사를 하고난 후에 야구 경기가 시작되는 6시 30분까지 헬스장에 간다. 운동을 마치고 나서는 회사로 돌아가서, 가장 늦게까지 진행하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일을 하다가 돌아가는 것이다. 대게는 10시전에 끝나기 때문에 엄청 오래까지 일할 경우는 없어보인다. 주말에도 이 패턴을 따라가면 좋을 것 같다. 어차피 2주에 한 번 뿐이니까 괜찮아보인다.

수요일

아침 수영에 등록했다. 8시 30분 쯤에 집을 나와서 9시부터 한시간 수영을 하고 출근해서 밥을 먹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침에는 그다지 미팅이 잡힐 것도 없어서 꾸준히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6개월간의 업무에 대한 Rating을 받았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게 나와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나는 운이 없는 편은 아니니까 지금보다 열심히만하면 다음 번에는 더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금요일

드디어 내일이 이사가는 날이다. 이 좁고 지긋지긋한 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니 너무 행복하다. 정말 좋은 점은 새로 이사가는 집이 더 저렴하면서도 훨씬 넓고 깔끔하다는 것이다. 물론 회사에서 좀 멀어졌지만, 못 걸어다닐 거리는 아니다. 아무 만족스럽다. 아내가 이사를 도와주기로 해서 늦게 서울에 도착했다. 예전에 혼자 이사를 할 땐, 이것저것 짐싸는게 귀찮아 대부분 짐을 버리고 갔었다. 아내가 도와주고나서부턴 그럴 필요가 없다. 아내에게 감사한다.

토요일

용달로 옮기기에는 차로 고작 5분 정도 떨어진 곳이라 ‘쏘카’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중형차로 2시간을 쓰는데 3만원이 채 들지 않는다. 모든 짐을 다 차에 싣고 두 명이 타니 딱 공간이 맞아떨어진다. 드디어 이 집을 떠난다. 다신 보지말자. 내 인생 최악의 가성비 쓰레기 집.

새 집에 도착해서 하루 종일 청소를 했다. 에어컨을 빼면 옵션이 하나도 없는 집이라서 모든 걸 내가 스스로 구해야한다. 다행히 나는 이전 세입자에게 20만원을 주고 침대, 책상, 옷장, 서랍장 2개, 세탁기를 구매했다. 필요한 건 세탁기, 전자렌지 정도였다. 인터넷과 가스는 스스로 신청해야겠다. 이제 DLIVE같은 형편없는 인터넷을 강제로 쓰지 않아도 된다. 옆 집에는 개를 키우는 모양인데, 나름 방음이 나쁘지 않아서 시끄러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당분간은 좀 살아봐야 알겠다.

일요일

점심에 일어나 아내와 함께 빨래방에 다녀왔다. 요즘엔 빨래방도 게임기도 있고, 다트도 있고 무슨 카페마냥 잘 차려져있다. 참 세상이 좋게 변해가는 것 같다. 물론 그걸 다 누리려면 돈이 필요하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밥을 먹고 나니 어느덧 아내가 돌아갈 시간이다. 아내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니 집이 더 커져서 그런지 더 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