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6일 목요일 – 좋은 인재풀을 형성하는 방법에 대하여
좋은 인재풀을 형성하는 방법에 대하여
사회에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중 믿고 의지할 수 있거나, 함께 일을 진행해볼만한 사람을 얻는건 쉽지 않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고, 그런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그 능력을 알아보기도 쉽지 않다. 운이 좋아서 앞의 두 조건이 충족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나를 위해서 일해 준다는 보장이 또 없다.
좋은 인재풀을 가지고 있기는 쉽지 않다. 내 주변에서 그나마 그 비슷하게 인맥 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은 한 두명 정도가 있는데, 그들의 삶은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간다. 알다시피 인맥 관리는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들을 키우는 일처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제 풀에 지쳐서 그 노력을 그만두는 순간 그 인맥들은 신기루와 같이 사라져버리고 만다.
하지만 인재풀의 강점은 내 자신에게 없는 능력을 인재 등용을 통해서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능력이 출중한 리더와 아무 능력도 없지만 모든 분야의 인재를 다 데리고 있는 리더 중 누가 업무 효율이 높을까. 하나의 두뇌가 영민하게 돌아가며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과, 여러개의 두뇌가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 중 단연히 후자가 더 빠르고 좋을 수밖에 없다.
자사고, 외고, 과학고, 국제고, 영재고등학교와 같은 학교의 입시 열풍이 끊이지 않는 것은 단순히 그 학교들이 입시에 유리해서만은 아니다. 확률적으로 일반고와 비교해볼 때 졸업생들은 향후 사회에서 전문직이나 고위 관리직등을 맡게 될 확률이 월등히 높으며, 이들 동문들은 그 자체로 인재풀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에서 인재풀의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은 이런 모임을 찾아보는 시도를 하는데, 대게는 자신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의 모임을 발견하고 실망감을 느낀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평범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는 지극히 정상적이다. 누군가는 인재풀의 의미를 잘못해석한 나머지 창피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이 인재풀이란 그 사람의 능력을 내가 휘두를 수 있는 것이 전제다. 하지만 그 정의를 ‘지인’으로 잘못해석한 사람은 ‘누군가와 알고 지내는 것’이 자신의 힘인 것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이들은 남들에게 ‘나는 누구누구와 아는 사이야’라고 과시를 하거나, 딱히 영양가도 없을 관계를 부단히 형성하려고 노력한다. 안타깝게도 이 모든 행동들이 헛수고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은 자신이 가장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이다. 그들은 인재풀이라 자랑했던 이들 누구도 자신의 불행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을 보며 그제야 그 허망함을 깨닫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중요하다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그 사람에게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논리를 일반적으로 확장하면, 인재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명제가 나온다. 내 자신이 별볼일 없으면서 일방적으로 남에게 구애를 하는 것은 위와 같이 비극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명예나 돈은 쫓으려고하면 도망가고 일에 몰두하다보면 저절로 따라온다는 말처럼, 꾸준히 자신을 발전시키다보면 어느 새 중요한 사람이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사실 이 글은 내가 미래의 사업에 대해 고민할 때마다 되풀이하는 과정의 일부이다. 지금 회사에서 짧으면 5년, 길면 10년 후에 창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내가 모으고 싶은 사람들. 좋은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을 하다보면 결론은 항상 회사에서 중요한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으로 끝난다. 같은 결론을 재차 내리면서도 생각의 고리를 끊지못하는 이유는, 긴 시간을 인내하며 노력하는 것보다 고민이나 씹으면서 제자리에 멈춰있는 것이 편해서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2020. 4. 16. diary (한글) 좋은 인재풀을 형성하는 방법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