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1일 일요일 – 다이어트와 함께하는 주말의 일상

아침에 먹고 싶은 걸 먹음

게으르고 게으른 나같은 인간이 아침에 일어나려면 삶의 절박함 또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내가 요즘 이용하는 것은 식욕이다. 전날 밤에 먹고 싶은 걸 생각하면서 자다가 일어나는 즉시 먹는다. 어차피 아침엔 식욕이 없어서 과식하지도 않아 살도 덜찌고 아침을 챙겨먹는게 건강에도 좋으니까.

아침 8시가 좀 넘은 시간이 일어나 배달을 시키면, 도착까지 대략 1시간이 걸린다. 요즘엔 1인분 기능이 있어서 적은 금액으로 주문을 할 수 있다. 예전에 2인분씩 퍼먹던 걸 생각하면 현 상태에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건 확실하다. 이것도 돈이 꽤 드는 일이니 점차 집에서 해먹는 쪽으로 바꿔나가야지.

사당역 근처에는 샐러드 카페가 없었다

밥을 먹고 나니 10시다. 곧 또 점심시간이 다가온다. 오늘은 같이 사이드프로젝트를 하는 팀원들과 만나 앱 개발 방향에 대해 회의를 한다. 약속 장소는 사당역이다. 사당은 직장인과 중장년의 성지라고 할만큼 넓은 상권이 발달한 곳이다. 경기권 직장인의 출퇴근 관문과 같은 사당은 그 교통 편의성 때문인지 거의 모든 가게가 회식에 맞춰져있다. 강남역에 비해 평균 연령이 최소 10살은 높아보인다.

그 덕에 건강에 좋은 샐러드 카페 같은 곳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간단하게 맘스터치로 점심을 해결한다. 햄버거 하나 먹는것도 눈치가 보인다. 먹는 걸 찍어서 올리는 건 다이어트 억제 효과가 참 대단하다.

그럼에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내 몸무게는 더 대단하다. 가설을 세워보면 최근들어 물을 많이 먹기 시작했기 때문에 부족했던 몸의 수분이 늘어나면서 운동으로 줄어든 몸무게를 보충했다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터미네이터

미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날씨가 드럽게도 덥다. 이 날씨에 마스크를 끼고 다니면 햇빛에 탄 자국이 마스크 모양으로 생길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는 갑자기 생각이 나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보기로 했다. 터미네이터3와 4가 매우 실망적이라 그 이후 시리즈부터 보지 않고 있던 터이다.

그래도 다크페이트는 1,2 시리즈 감독인 카메론이 참여했다고 해서 기대감이 좀 컸던 작품이다. 결과적으로는 터미네이터2랑 비교할 바는 못되지만 그 이후의 실패한 후속작들과 비교해보면 훨씬 괜찮다. 극단적으로 마초적이지도 않고 페미니스트 적이지도 않으면서 구시대의 패러다임을 걷어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잘 반영한 영화인 것 같다. 전개는 매우 뻔하기 때문에 별다른 반전은 없다.

음주 마일리지

저녁으로는 숯불 바베큐 치킨을 먹었다. 사진을 본 선생님이 기분이 좋지 않으신 것 같다. 나는 이제 안다. 내가 뭘 먹어도 내일의 PT 수업은 빡세게 진행될 것이라는 걸. 술을 마신 것도 아니고 밥을 같이 먹은것도 아니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앞으로 운동으로 빼는 칼로리의 5%는 적립해서 그 칼로리에 상응하는 술을 마시기로 했다. 맥주 500cc는 140kcal라고 하니 그 20배인 2800kcal를 운동으로 소모하면 된다. 내가 런닝머신에서 한 시간에 400kcal 정도 소모하니까 일주일 내내 운동을 하면 되겠다.


2020. 6. 21. diary (한글) 다이어트와 함께하는 주말의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