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7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68주차

아난티 부산

시설과 고객 서비스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다른 방향인 호텔이 있을까 싶다. 시설의 퀄리티는 5성급이라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지만, 시설 배치나 설계 및 고객 경험은 잘쳐줘도 3성급을 절대 넘을 수 없는 호텔이 아난티 앳 코드 부산이라 볼 수 있겠다.

아맥스 포인트를 털어버리고 싶어 사이트를 이리저리 뒤지던 중에, FHR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을 들어본 부산 호텔 중 하이엔드인 아난티 부산이 가격도 나름 나쁘지 않게 들어있어 이그제큐티브 킹룸을 2박 예약했다.

(장점) 여름철 수영장을 이용한다면 이만한 곳이 없다. 투숙을 굳이 하지 않아도 요금을 내면 사용할 수 있다. 야외풀이 정말 크기 때문에 인원이 많아도 엄청나게 북적이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투숙하는 경우에 9층의 실내 수영장도 추가로 쓸 수 있는데, 그곳도 시설과 전망이 아주 좋았다. 수영장에 한해서는 국내 호텔 중에서 이것보다 좋은 곳을 못 본 것 같다. 압도적으로 크고 수가 많다. 내부 시설도 정말 세련되고 좋은데, 서울 파크하얏트와 비슷한 느낌이다.

(단점) 이외의 모든 것들 단점. 하드웨어는 6성이라고 해도 무리없을 정도지만, 소프트웨어는 3성인 곳이다. 익숙해지면 다닐만하겠지만, 첫 경험이 이렇다면 재방문을 할까 싶은 느낌이다. 우리 가족은 연박을 했기 때문에, 둘째 날에는 좀 더 호텔에 친숙해졌지만 1박만 하고 돌아가는 사람들 중에 엘리베이터나 프론트에서 불만을 내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이와 별개로 우리 가족은 아주 잘 놀았다. 2박 3일동안 수영도 정말 질리도록 하고, 라운지는 번갈아가며 다녀왔고, 나는 밤마다 헬스장을 다녀왔다. 조식도 잘 챙겨먹고, 배달도 그냥 바리케이트까지 받으러 다녀왔다.

합격왕

합격왕 유료 결제와 광고 수익의 18일까지 누적 합이 120만원에 근접했다. 이 정도면 운영비를 뽑고, 남은 돈으로 홍보비를 태워서 더 많은 유저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하다. 일단은 한 달 매출을 지켜보고, 그 성과에 따라 회식을 할 계획이다.

원래 우리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구독자수에 따른 회식 장소를 정해두었는데, 10명 미만이면 편의점 20명 미만이면 명륜진사갈비, 30명 미만은 애슐리퀸즈, 40명 이상은 아웃백으로 정해뒀었다. 9월의 회식 장소는 아웃백으로 확정되었다. 서비스를 런칭한지 6년만의 일이다. 얼른 더 많은 기능을 개발하고 더 많은 유저를 담아 성장시키고 싶다. 재밌다.

다이어트

지난 주에 술을 두 번 정도 찐하게 마셨더니 금방 몸무게가 불었다. 착실히 식단을 할 때는 안 늘어서 고생이던 몸무게가 순식간에 4kg가 불어났다. 뭐든 쌓아올리기는 어렵고, 무너지기는 참 쉬운 것 같다. 다이어트와 운동에 있어서는 매일매일 착실하게 헬스장가고 식단을 하는 것 말고는 정말 왕도가 없다. ADHD약과 위고비는 그냥 그걸 좀 쉽게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뿐이다.

몸무게 74-75kg / 체지방 10-12% / 골격근량 38-40kg. 이런 몸을 가져볼 수가 있을까?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정말 정말 어렵다.

보험사

하와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Zurich 보험사는 몇 달을 응답을 질질 끌다가 1250달러를 보상으로 제안하며, 그것이 아주 합리적이며 관대한 보상이라 자평했다. 협상의 시작인 초기 오퍼이지만 이런 식으로 사람을 우습게 보는지 어이가 없다. 이 싸움은 어차피 돈을 벌자고 하는 것도 아니고 받은 돈은 전부 회식에 써버릴 생각이다. 하지만 이 건방진 보험사로부터 반드시 원하는 만큼을 받아내고 말 것이다.

축가

12월에 아는 고향 동생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탁받아 다음주 월요일부터 다시 노래를 배우러 다니게 되었다. 집 바로 근처에 있는 곳인데, 상담을 받아보니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고 레슨비도 상당히 비싸다. 실제로 받아봐야 알겠지만, 큰 기대는 없다. 혼자 자주 연습하는게 나을 것 같은데 이곳은 참 주변에 연습할 곳이 없다. 4개월 이번에는 진득하게 연습할 수 있을까.